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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이야기들

마지막 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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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가에서 마지막 제사를 지냈다.

 

장인어른, 장모님 세대에서 제사를 끝내실 거라고 선언하시고는 마지막 제사를 드린 것이다.

 

마지막 제사의 주인공은 집사람 친할아버지, 할머니이다.

 

장모님께서 코로나 기운이 있으셔서 집사람이 가지 말자고 하였다. 

 

그래도 내가 억지로 우겨서.. 나름 마지막 제사인데... 꼭 가도록 하자며..

 

사랑하는 열이와의 약속도 부득이하게 파기하고 들렀다. 

 

 

큰 내색은 안 하시지만 내심 좋으셨던 모양이다. 

 

사실 가까이 살아서 늘 왕래하지만.. 이런 행사는 다른 차원이니...

 

돌아가신 시어른들께 

 

"어머님, 아버님 오늘이 마지막 제사입니다. 다음부터는 산소에 가서 인사드릴게요."

 

라고 하시면서 장모님은 울음을 터뜨리신다.

 

마음이 참 곱고 여리신 분이다.

 

흔히 제사로 인해 흩어졌던 식구들이 모이는 계기가 된다는 현실적인 추론을 많이하곤한다.

 

그런 것과는 별도로

 

장모님께서는 진짜 돌아가신 분들과 조우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다.

 

교회를 다니는 나로서도 일견 공감된다. 

 

돌아가면 육신은 묻히고 영혼은 어디로 떠나는 것이 우리 인생이지만...

 

나름 아름다운 우리의 풍속이라고 생각이 된다. 

 

집사람은 아이들에게 말한다.

 

"엄마 제사날에는 엄마가 좋아하는 아메리카노와 레드벨벳 케익을 올려줘!"

 

아이들은 뭔지도 모르고 "당연하지" 라면서 해맑아 한다.

 

준비하는 과정이 힘들지 않다면....

 

식구들이 모여서 밥한끼 하고 

 

고인이 생전에 좋아했던 음식을 준비하는 것과 담소를 나누는 것 정도는 좋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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