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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이야기들

나의 이사 이야기 (2) - 내 마음(Feat. 부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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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 컴플렉스라고 하나... 그런 것이 나에게는 있다. 

 

https://jdsoul1.tistory.com/1162

 

오은영선생님이 말하는 장녀, 장남 컴플렉스

오은영선생님이 말하는 장녀, 장남 컴플렉스

jdsoul1.tistory.com

 

결핍의 흔적이라고 한다.

 

다른 것은 잘 모르겠는데... 결핍의 흔적과는 다른 무언의 것이 조금 있는 것 같다.

 

부모님은 나를 부족함 없이 키워주신 것 같다. 

 

하지만 지금  내가 반백살이 가까워지면서 과거를 생각해 보면 늘 기억나서 내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이야기가 두 가지 있다...

 

부모님은 대구에서도 한때 호황을 누렸던 섬유공장을 하셨는데,

 

부모님 친구분들 대부분 그러시겠지만, 다 남은 것 없이 접으셨다.

 

3교대라고 하나.. 철저하게 노동집약적인 산업인 섬유공장은 24시간 기계가 돌아갔다. 그래서 8시간씩 쪼개서 노동자가 투입되었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 어머니께서도 3교대 중 1타임을 맡으셨다.

 

거기에다가 나머지 2타임에서 구멍이 생기면 거기에도 투입되셔서 일을 하셨다.

 

그러니 하루에 노동시간은 16시간 가까이 되시는 날도 많았다. 

 

그런 생활을 몇십년 하시다 보니 지금 현재 어머니는 

 

관절질환과 당뇨, 고혈압에 시달리신다. 

 

수술도 10번 가까이하신것 같고

 

편안한 노후생활을 하셔야 되는데, 그냥 걷기도 불편해하신다.

 

그런 어머니를 뵐 때마다 난 조금 더 잘나지 못한 내가 미워진다.

 

그냥 내 앞가림만 할 정도지.. 부모님을 잘 모실 상황은 아닌 것이다.

 

결혼하지 않은 착한 동생이 능력없는 형 부담된다고 소소하게 많이 한다.

 

현재 부모님이 사시는 집도 동생이 해 드린 것이다. 

 

큰 에피소드가 두 가지 있다. 

 

 


 

episode 1) 컴퓨터 이야기...

 

고등학생때였던 것 같다. 

 

컴퓨터가 고장 나서 부모님께 징징거렸다. 

 

지금처럼 인강을 듣거나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철저하게 유흥이었다.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그때는 그것이 왜 그리 필요했다고 생각했는지...

 

그래서 부모님을 졸랐다.

 

부모님은 컴퓨터를 사 주셨다.

 

36개월  할부로....

 

돈이 없으셨는데.. 그냥 무리해서 사주신 것이다... 

 


 

episode 2) 디딤돌 봄봄

 

고3때였나...

 

친구들이 디딤돌 봄봄을 신청하는 것이다.

 

이 월간 문제집이 좋다나 어떻다나.....

 

신청 기한이 하루 남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무슨 큰 의미가 있었겠냐만...

 

그때는 꼭 그게 하고 싶었나보다....

 

그래서 엄마한테 전화했다.

 

"엄마..나 이거하고 싶어.."

 

"그래.. 조금만 기다려.. 곧 보내줄께.."

 

15만원이 없었던 엄마는 혼자 사시는 이모한테 전화해서 15만원을 빌려 문제집 값을 치루셨다.

 

당시 IMF로 집이 엄청 어려웠다.

 

 

그게 뭐라고...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부끄러운 일이다.

 

언제부턴가 나는 부모님께서 해주시는 모든 것들이 너무 아프게 다가온다.

 

다들 부모님하면 아련한 마음이 있겠지만 말이다.

 

나는 나에게 뭘 사는 것은 수십번 고민한다.

 

부모님 뭐 사드리는 것은 1도 고민안하는 것 같다.

 

이사 문제로 돌아와보자.

 

이사 가는 것이 싫다.

 

지금도 분에 과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집사람한테는 미안하지만 말이다.

 

이사갈 돈이 있으면 부모님 더 편하게 해 드리고 싶다. 모든 자식들의 공통된 마음이겠지만 말이다.

 

집을 일단 팔고 엄마한테 아침에 말씀드렸다.

 

그 말을 듣고 엄마는 아침부터 울었나 보다...

 

아들이 이사가는데 못 보태주는 것 때문에...

 

그래서 마음이 더 아프다.

 

엄마가 내가 가전제품 사줄께 하신다.

 

내가 좋은것 사줘 라고 했다.

 

웃으시는 엄마가 보기 좋지만 마음 한켠이 또 아련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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