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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

오십에 읽는 주역 (7) - 성실하게 궁리하되 집착하지 마라. <낙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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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하늘의 도는 가득 찬 것을 이지러뜨리고 겸허한 것을 이롭게 하며

 

땅의 도는 가득 찬 것을 변하게 하고 겸허한 쪽으로 흐르며

 

귀신은 가득 찬 것을 변하게 하고 겸허한 쪽으로 흐르며

 

사람의 도는 가득 찬 것을 미워하고 겸허한 것을 좋아한다.

 

<단전 겸괘>

 

간절히 바라면 온 우주가 돕는다는 말도 있지만, 간절히 바랄수록 온 우주가 방해하는 경우도 있다.

 

간절한 염원을 가지고 이를 이루고자 늘 노력하는 사람이 바로 군자이다.

 

정약용은 그의 시 <혼자 웃다>에서 우주가 나서서 방해하는 사례를 표현했다. 

 

양식 있는 집은 먹을 식구가 없고

자식 많은 집은 굶주림이 걱정이다.

 

높은 벼슬아치는 영락없이 바보이고

재능 있는 사람은 발휘할 자리가 없네.

 

...

 

아비가 아끼면 자식 놈이 매번 탕진하고,

아내가 슬기로우면 남편이 어리석네.

 

달이 차면 번번히 구름에 가리우고,

꽃이 피면 바람이 불어 망쳐 버리네.

 

사람들은 위의 이치를 알기에 늘 자신을 약자라고 자처한다. 

 

이는 강자는 우주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1. 끊임없이 비우고자 하면 끊임없이 채워질 것이다.

 

하늘이 강자를 꺾어 주지 않으면 한번 승자는 영원한 승자가 되고, 오만한 자가 세상을 지배하게 된다.

 

하늘은 늘 강한 자의 무릎을 꿇게 만들고 약한 자를 보살피고 있다.

 

간절한 염원이 있는 사람은 그 염원으로 인해 강자가 되거나, 내 역량을 가득 채우는 일을 조심해야 한다.

 

하늘이 미워하고 방해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유를 두고 낙천의 도를 발휘해야 한다.

 

미친 듯이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런 경우 방해되는 것들도 늘어나는 법이다.

 

나를 비우고 낙천의 태도도 가미한다면 오히려 성공이 가까울지도 모른다. 

 

1. 내 인생을 펼치려면 계속해서 부딪혀야 한다.

 

군자가 인생 여행을 하는 동안 마주할 수 있는 길은 64가지가 있고, 터득해야 하는 도 역시 64가지가 있다.

 

사람의 팔자는 자신에게 주어진 '괘'와 인생길에서 마주치는 '연' 의 두가지로 구성된다.

 

가만히 앉아서 거울을 보고 있는다고 해서 자신을 알지는 못한다.

 

수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면서 비로소 나의 특성을 알게 되고 자신을 알아가게 되는 것이다.

 

타인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머문다면 자시의 한계에 갇히게 된다. 

 

이것을 우리는 '우물 안 개구리'라고 말한다.

 

자신의 성공으로 이끌고, 자신의 한계를 넘도록 해주는 것은 바로 '타인'인 것이다.

 

자신에게 부여된 특성과 가능성을 다 펼치기 위해서는 인생이라는 여행에서 마주치는 타인과 관계된 여러 가지 사건들이다.

 

타인은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이러한 타인들과 만나면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사건들을 해결하는 가운데, 새로운 도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 세상은 나의 성장을 위한 공부와 수련의 장을 제공한다. 

 

내가 맺은 인연들은 모두 소중한 하늘의 대리자이다.

 

이들은 내 뜻대로 좌지우지하는 존재들이 아니고 이들과 함께 살아가면서 나는 큰 배움을 얻게 된다.

 

내 앞에 있는 이와 함께 하도록 만든 하늘의 계시가 있음을 알고

 

낙천의 지혜를 발휘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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